고홍주 지명놓고 공화 분열···칼 로브·존 볼턴 등 지명반대 의견
<속보>한국계인 고홍주(헤럴드 고·사진) 예일대 법대 학장이 미국 국무부 법률고문에 내정된 것을 두고 공화당 내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글렌 벡은 최근 “고 학장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지지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고 내정자가 2007년 예일대 동문 행사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옹호하는 언급을 했다고 이 행사에 참석했던 한 사람이 보수성향의 웹사이트에 글을 올린 것이 논쟁의 발단이 됐다. 당시 예일대 행사를 주관했던 인사는 이런 주장이 고 내정자의 발언을 완전히 오도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글렌 벡은 이런 해명에는 상관없이 ‘샤리아 발언’을 물고 늘어진 것. 그는 고 학장이 미국 헌법을 외국 법률에 종속시키려 한다고 비난했고,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고문을 지낸 전략가 칼 로브와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도 벡을 편들고 나서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미국의 법률에 국제적 인권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고 학장의 지론은 타국의 법률에 미국의 사법시스템을 종속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반면, 고 학장 편에 선 시어도어 올슨 전 법무차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수사를 지휘했던 켄 스타 전 특별검사 등 공화당 인사들은 이런 주장을 반박한다. 올슨 차관은 “고 학장은 미국 사법의 주류 흐름에 자리한 법률 사상가”라고 두둔했고 스타 전 특별검사는 “미국의 선의 비전을 깊게 품은 인물”이라며 고 학장을 치켜세웠다. 공화당 내 양측은 당내 상대편에 대해 거친 언사까지 동원하며 비난하고 있는데, 놈 온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이를 두고 “고 학장은 (공화당 내 갈등의) 대리인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 학장을 두고 공화당 내 세력이 각자 입지를 다지기 위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 학장이 오바마 임기 내에 대법관에 지명될 수도 있어 추후 대법관 지명을 둘러싸고 당내 싸움이 본격화되기 전 고 학장에게 오명을 뒤집어씌우려는 세력이 공화당 내에 존재한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고 학장은 오는 28일 상원 인준을 앞두고 있다.